은빛의 인성교육
먼저, 사람을 대하는 마음
인성이라는 말은 크고 흐릿합니다.
착한 아이로 키운다는 말로는 아이가 무엇을 배우는지 알 수 없죠.
은빛에서 인성은 아주 작은 일들이에요. 먼저 하고 싶은 걸 잠깐 미루는 일, 미안하다고 말하는 일, 울고 있는 친구 옆에 앉아 있는 일.
이런 건 말로 가르쳐지지 않아서, 매주 시간을 따로 두었습니다.
무엇을 기르나요
셋입니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용기.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습관.
어느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든 길러야 하는 것들이에요. 그래서 이 시간은 어느 집 아이에게나 그대로 쓸모가 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들이 여기서 한 번씩 물으세요
양보하고 기다리는 걸 자꾸 가르치면, 우리 아이만 손해 보는 거 아닐까요.
그 걱정이 맞습니다. 참는 것만 배우면 그렇게 됩니다.
그래서 은빛에서 가르치는 건 참는 게 아니라 말하는 거예요. 싫으면 싫다고 말하는 것, 내 차례라고 말하는 것도 똑같이 배웁니다.
먼저 하고 싶은 걸 미루는 아이와, 하고 싶은 걸 말도 못 하는 아이는 다르거든요.
어떻게 가르치나요
먼저 이야기를 하나 듣습니다. 아이들 눈높이로 풀어서요.
그리고 거기서 멈추지 않아요. 그 주제가 음악으로 이어지고, 미술로 이어지고, 게임으로 이어집니다.
들은 것을 몸으로 해보고 손으로 그려봐야 아이 안에 들어가거든요. 설명으로 끝나면 그날 안에 흘러갑니다.
한 달에 하나씩 다룹니다. 다음 쪽에서 한 달을 통째로 보여 드릴게요.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 그 달의 주제는 평화였어요
먼저 성경 속 옛이야기를 하나 듣습니다.

아브라함이라는 사람이 조카와 함께 살았는데, 서로의 양을 치는 일꾼들이 풀밭을 두고 다투게 돼요.
아브라함이 말합니다.
네가 왼쪽으로 가면 나는 오른쪽으로 갈게.
네가 오른쪽으로 가면 나는 왼쪽으로 갈게.
먼저 좋은 땅을 고를 수 있었는데 조카에게 양보한 거예요.
그러고 나서 아이들에게 묻습니다. 왜 그랬을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날 아이들은 이렇게 했어요
다음은 음악입니다.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에서 백조를 들어요.
고요하고 우아하고 평화로운 곡이라 그 달의 주제와 맞거든요.
듣고 나서 물어봅니다. 백조 느낌이 어때. 아름다워요. 부드러워요. 기쁜 느낌이에요.
그러고는 일어나서 그 느낌을 몸으로 표현합니다. 교실을 백조처럼 돌아다녀요.
그다음은 그림입니다. 온 세상이 전쟁을 치르던 때에 밝은 색으로 그림을 그린 화가 이야기를 듣습니다. 앙리 마티스라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오늘은 우리가 평화의 화가가 되어보자고 합니다. 양보하고, 나눠주고, 따뜻한 마음을 색으로 칠해요.
그러다 전쟁이 뭐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아는 만큼 말해요. 그리고 그 말에서 이야기가 또 이어집니다.





그런데 이 시간은 일주일에 한 번이잖아요
맞아요. 그래서 나머지 날들이 더 중요합니다.
인성은 수업 시간에만 있는 게 아니라 교실에서 하루를 지내는 동안 계속 있는 일이거든요.
우유를 쏟은 아이가 스펀지를 가지러 갑니다. 옆에 있던 아이가 하나 더 가져다줘요. 둘이 같이 닦습니다.
하고 싶은 교구를 친구가 먼저 잡았어요. 기다렸다가 친구가 끝내면 이제 해도 되냐고 물어봅니다.
간식 시간에 한 아이가 고맙다고 말하면 그 말이 옆자리로 옮겨 가요. 한 명이 하면 그날은 다들 합니다.
선생님은 그 순간을 그냥 지나치지 않아요. 지금 네가 한 게 그때 그 이야기에 나온 거라고 한 번 짚어 줍니다.
이 시간이 어디서 나왔는지 말씀드립니다
은빛의 인성교육은 기독교적 가치에 뿌리를 두되, 모든 가정의 신념을 존중합니다.
종교의 형식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선한 가치를 아이에게 전하는 일이에요.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처럼, 아이가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여럿 안에서 잘 지내는 법을 배우는 것. 그게 이 시간의 중심입니다.
여기부터는 은빛 가족에게 열려 있어요.
그달의 인성 주제와 교실에서 나눈 이야기를 가족에게 열어 드립니다.